급하게 훑지 마시고 시간 될 때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읽어 주세요.
열심히 올리자 조회수가 떨어졌어요
오늘 콘텐츠 액셀러레이터 17기가 공식 종료됐어요.
챌린지에 참여하신 분들의 콘텐츠를 합쳐보니 5주 동안 408개의 콘텐츠를 올리셨더라고요.5 스레드 261개, 릴스 147개라는 무시무시한 숫자죠. 이분들의 강철같은 의지를 크게 칭찬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3주차에 일어났던 이상한 현상을 공유하려고 해요.
순항하던 챌린지에서, 참가자들 콘텐츠의 좋아요 평균이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 일이 벌어졌어요.
조회수도 당연히 같이 뚝 떨어졌죠. 1주차 평균 15,027회였던 조회수가 3주차 들어서 5,468회로 떨어졌고요.

내 계정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정말 속상할 거예요.
처음에만 반응이 있는 척 해 놓고 3주쯤 후에 아무도 찾지 않는 그런 상황이라면요.
보통 정확히 이쯤에서 업로드를 포기하시게 돼요.
이상한 일 1: 그런데 아무도 업로드를 멈추지 않았어요
17기 챌린지 콘텐츠 총 제출 수를 주차별로 세어 봤어요.
1주 78개, 2주 89개, 3주 81개, 4주 72개, 5주차에는 82개였어요.
반응이 반토막 나는 와중에도 올리는 양은 그대로였던 거예요.
아무도 3주차에 멈추지 않았어요. 콘텐츠 발행량은 2주차 89개에서 3주차 81개로 아주 조금 줄었을 뿐이었고요.

이상한 일 2: 갑자기 4주차부터 잭팟이 터지기 시작했어요
이상한 일이 또 일어났어요.
4주차부터 갑자기 데이터가 반등하기 시작했거든요.
5주차 들어서는 콘텐츠당 좋아요 평균이 93개가 됐어요.
3주차 바닥이 18.8개였으니까 좋아요 평균이 5배나 훌쩍 뛴 거예요.
이상하죠.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당연스럽게, 조회수 평균도 5,468회에서 53,414회로 올라갔죠. 그리고 5주차에는 무려 67만뷰짜리 콘텐츠, 55만뷰짜리 콘텐츠가 연이어 터졌어요. 이 콘텐츠들은 17기 전체에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콘텐츠가 됐고, 함께 크게 축하해 드렸어요.
결국 5주차에 최종 집계해 보니, 챌린지에 참여하신 열한 분의 조회수가 총합 362만뷰를 기록했더라고요.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이야기의 결말처럼 보여요. "포기하지 않으면 됩니다" 같은 말처럼요.
하지만 그렇게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조금 더 데이터를 뜯어보기로 했죠.
되는 사람만 되는 거 아닌가요?
냉정하게 말하면 그럴지도 몰라요. 어쩌면요.
하지만 저는 늘 '누구나 할 수 있다' 라고 말해왔고, 이번에도 그 이야기를 입증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조회수 1만회를 넘긴 콘텐츠를 '터진 콘텐츠'라고 정의하고 사람별로 '터진 콘텐츠가 몇 퍼센트나 되는지' 세어 봤어요.
결과는 아래와 같은 '일부 집중형' 이었어요.
100% · 69% · 67% · 47% · 9% · 0% · 0% · 0% · 0% · 0%
열 명 중 다섯 명이 하나의 콘텐츠도 '터뜨리지' 못했던 거예요.

사실 조금 실망했어요. '결국은 될 사람만 되는 건가..'
실망했지만 조금 더 살펴보기로 했어요.
단순 조회수 비교가 아니라 어제의 나, 그러니까 내 콘텐츠의 평균 조회수에 대비해서 살펴보기로 한 거예요.
쉽게 말하면, '내 평소 릴스 조회수의 몇 배가 나왔냐' 에 집중해 보기로 한 거예요.
기준을 바꾸고 발견한 놀라운 사실
기존의 절대수치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각자 자기 평균값의 3배가 넘은 콘텐츠가 몇 %인지 세어 봤어요.
9% · 7% · 7% · 7% · 7% · 8% · 9%
희한할 만큼 확률이 거의 비슷하더라고요.

평소 767회 나오는 분도, 평소 9만회 나오는 분도, '어제의 나보다 3배 이상' 터지는 빈도는 7~9%로 같았어요.
계정이 크든 작든, 10개 중의 1개는 평균의 3배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냐고요?
이걸 이미 약 50년 전 연구에서 출발해 1997년에 규칙으로 정리해 둔 사람이 있어요.
딘 키스 사이먼턴이라는 심리학자가 여러 분야 창작자들의 커리어를 오랫동안 분석해 찾아낸 규칙인데요, 이름이 «동등 확률 규칙»이에요1.
내용은 이렇습니다. 걸작의 개수는 전체 작품 수에 비례한다. 그리고 «히트 비율»은 사람마다, 그 사람의 커리어 전체에 걸쳐 거의 일정하다.
바흐가 위대한 건 타율이 높아서가 아니라 1,000곡 넘게 썼기 때문이라는 말과 상통하죠.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다작이 걸작을 만든다'는 이야기인 셈이에요.
17기 참가자분들의 콘텐츠 데이터를 분석해 봤을 때도 딱 이런 모양이었어요. 약 50년 전 클래식 작곡가 연구에서 출발해 1997년에 정리된 규칙이 2026년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똑같이 나온 거예요.
정말 신기하죠?
돈 굴리는 사람들도 똑같이 계산해요
갑자기 좀 생뚱맞지만, 벤처투자자들 이야기를 좀 할게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될 것 같은 회사 하나를 골라서 소위 '몰빵' 하지 않아요. 스무 곳, 서른 곳에 나눠서 투자를 하죠.
왜냐고요? 앞서서 본 '다작이 걸작을 만든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요.4
어느 대형 투자기관(Horsley Bridge)의 30년(1985~2014) 데이터에서는 전체 투자 건의 6%(10배 이상 수익을 낸 건)가 수익의 60%를 만들었다고 해요. 그리고 펀드 하나에서 제일 잘된 한두 건이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이야기도 업계에서 통설로 오래 회자돼 왔고요. 전체 거래의 약 65%는 원금도 못 건진다고 해요(Correlation Ventures, 2004~2013년 21,640건).
그러니까 그들은 «어느 게 그 6%인지 미리 모른다»는 걸 인정하고, 대신 횟수를 늘리는 쪽을 택한 거예요.
정확하게 '다작이 걸작을 만드는' 셈이죠.
숫자를 나란히 놓아 볼게요.
벤처투자에서 크게 되는 비율이 5~10%였죠? 그리고 17기 참가자들의 '내 평균값의 3배' 콘텐츠 비율이 7~9% 고요.
뭔가 근처 값을 맴돈다는 느낌, 저만 드는 것은 아닐 거예요.
마치 서로 베낀 것처럼 약 50년 전 심리학자도, 실리콘밸리 투자자도, 17기 액셀러레이터 챌린지에 콘텐츠를 꾸준히 올린 열한 분도, 각자 자기 문제를 풀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비슷한 숫자가 나온 거예요.
SNS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회사에서도 비슷한 말을 해요
버퍼라는 회사가 틱톡 콘텐츠 발행 빈도 데이터를 분석한 게 있어요2.
결론이 재미있어요. 중앙값은 발행 빈도와 거의 무관하게 평평했어요. 대신 콘텐츠가 '터질 기회'가 늘어났죠. 무슨 말이냐면, 올린 개수에 일정 비율로 '터지는' 콘텐츠가 계속 나오더라는 뜻이에요.
네, 그거요. '다작이 걸작을 만든다'는 거예요.
그래서 몇 개나 올리면 되냐고요?
여기가 여러분이 제일 궁금하실 부분일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일주일에 몇 개나 올리면 되나요?'
17기에 참가하신 분들의 데이터 상으로는 이렇게 나와요.
- 평균 11개에 1개가 '내 평소의 3배 조회수'를 기록했고,
- 평균 17개에 1개가 '내 평소의 5배 조회수'를 기록했어요.
그럼 대충 잡고, 한 300개쯤 올리면 몇개나 소위 '터지게' 될까요?
약 27개가 내 평소의 3배를 넘는다는 계산이 나와요. 그중 18개쯤은 내 평소 조회수의 5배를 넘긴다는 뜻이고요.

한 달에 20개씩 올리면 300개는 15개월이 걸려요. 17기 분들 페이스(5주에 408개)로 하면 4개월이고요.
제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늘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페이스로, 이 방향으로 가면 3개월쯤 지나서 특이점을 보시게 될 거예요"
그리고 이 3개월이라는 경험적 수치는, 17기에서 지난 5주간 만난 크리에이터들과의 경험으로 다시 한 번 입증됐어요.
그럼 남들만큼 올려야 하냐고요? 아뇨.
'그러니까 무조건 많이 올리세요' 같은 이야기를 할 거라면 이 레터를 쓰지도 않았을 거예요.
제 결론은 조금 달라요.
17기에 오셨던 분들이 5주 동안 각각 몇 개의 콘텐츠를 올리셨는지 세어 봤어요. 제일 많이 올린 분과 제일 적게 올린 분이 스물다섯 배 차이가 나더라고요.
그런데 놀라운 건, 터질 확률 7-9%라는 숫자는 모든 분들에게 평균적으로 적용되더라는 거예요.
이렇게나 콘텐츠 개수가 차이나는데도 말이에요!
바꿔 말하면, 빨리 많이 올려서 터진 게 전혀 아니라는 거예요.
한 주에 릴스 10개, 올릴 수 있으세요?
제일 많이 올린 사람의 결과만 보고 '나도 저렇게 해야지' 하면 얼마나 갈 수 있을까요?
2-3주차에 바로 무너져요. 내 페이스가 아니니까요.
그런데 고맙게도 확률은, 속도나 빈도를 비껴갔어요. 그냥 '몇 개 올렸냐'와만 비례했어요.
한 달에 10개 올려서 2년 반 만에 300개를 올린 사람과, 한 달에 30개를 올려서 10개월 만에 300개를 올린 사람이 동일한 확률로 콘텐츠가 터지더라는 거예요.
나만의 페이스는 '내가 일 년 후에도 지치지 않고 올릴 수 있는 속도'예요.
'얼마나 빨리'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라는 이야기죠.
사실 이 계산은 제가 작년에 스스로 입증한 가설이에요.
작년 6월에 「1일 1릴스 그거 왜 하는 거예요?」라는 편지를 보낸 적이 있어요.
거기 이렇게 썼죠.
확률을 못 높이면 절대량을 늘려야 한다
그땐 제 30일 실험 하나가 근거였어요.
혼자서 한 달간 조회수 107만, 팔로워 1.2만 증가가 최종 스코어였어요.
저 혼자 해 본 거니까 '너는 팔로워가 많으니까 그렇겠지'라고 하셔도 할 말이 없었죠.
이번엔 열한 분의 실제 참가자분들 수치였어요. 릴스 하나에 보통 278회 나오는 분부터 9만회 나오는 분까지 두루두루 계셨고요.
오늘은 조금 더 강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빨리 많이' 만들지 않아도 돼요. 그저 내 속도대로 꾸준히, 지치지만 않으면 돼요.
물론, 확실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요.
이 글을 신뢰하시려면 이 부분을 아셔야 해요.
첫째, 조회수를 셀 수 있는 건 릴스뿐이었어요. 408개 중 133개요. 스레드는 이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어요.
둘째, 표본이 작아요. 열한 명, 133개 콘텐츠로 비교했어요. 7~9%가 우연히 겹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죠.
셋째, 「터졌다」의 기준은 제가 정한 거예요. 자기 평균의 3배·5배는 제가 정한 임의의 숫자죠.
넷째, 다른 분들을 모셔놓으면 다른 데이터가 나올 수 있지 않느냐?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정확해질 때까지, 계속 데이터를 쌓는 중이고요.
다섯째, 한 분은 이 계산에서 뺐어요. 평소 조회수가 278회라 '3배'가 834회밖에 안 돼요. 영상 하나만 조금 잘 나가도 히트로 잡히는 셈이라, 그분만 36%가 나왔거든요. 그래서 평소 조회수가 500회에 못 미치는 분은 이 비교에서 제외했어요.
저는 알고리즘을 안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열한 명이 5주 동안 남긴 기록이 이렇게 생겼다는 것뿐이에요.
그래도 하나는 확실하게 남았어요
3주차,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던 고요한 시간은 실패했다는 신호가 아니었어요.
묵묵하게 콘텐츠를 계속 올리고 나서 목도한 4주차, 5주차의 결과는 실제 참여자님이 올려주신 67만뷰짜리 콘텐츠로 돌아왔고,
5주간 17기 참가자들이 함께 만든 놀라운 조회수 362만회라는 결과로 돌아왔어요.
확률은 우리 편이에요. 남은 건 멈추지 않는 의지 하나뿐이고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한 달에 10개든 5개든, 멈추지 않는 속도가 제일 빠른 속도예요.
이 긴 글을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미 강철같은 의지가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분명히 잘 되실 거예요. 조금만 힘을 더 내 주세요.
17기는 오늘, 월요일에 이런 멋진 결과를 내면서 종료되었어요.
8월 18일부터 콘텐츠 액셀러레이터 18기가 시작해요. 5주 동안 같이 타이트하게 습관 들여 봐요. 그리고 갑자기 고요해지는 3주차 즈음에, 제가 곁에서 응원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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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 확률 규칙(equal-odds rule) — 딘 키스 사이먼턴이 제시한 규칙이에요. 창작자의 «히트» 개수는 총 생산량에 거의 선형으로 비례하고, 히트 비율 자체는 사람마다·커리어 전체에 걸쳐 대체로 일정하다는 내용이에요. 다만 이후 연구에서 «완전히 일정하지는 않다»는 반론도 나왔어요. 경험에 대한 개방성 같은 성향이 비율을 조금 움직인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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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퍼의 틱톡 발행 빈도 분석이에요. 주 1회에서 주 2~5회로 늘릴 때는 뚜렷한 상승이 있지만, 그 이상은 수확이 줄어요. 그리고 그 효과는 «각 게시물의 성능이 올라가서»가 아니라 «터지는 게시물이 나올 확률이 올라가서» 생긴다고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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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품질이 비슷할 때, 꾸준한 주간 업로드 채널이 불규칙한 채널보다 추천을 1.5배 더 받았다는 조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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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법칙(power law) — 벤처투자 수익이 소수의 건에 극단적으로 쏠린다는 규칙이에요. 전체 거래의 6%가 수익의 60%를 만들고(Horsley Bridge, 1985~2014), 펀드 하나에서 가장 잘된 한두 건이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통설도 있어요. 그래서 투자자들은 «어느 것이 그 하나일지 미리 모른다»는 전제 위에서 투자 건수를 늘리는 쪽으로 설계해요. 다만 이건 스타트업 «수익»의 분포이고, 콘텐츠 조회수와 같은 종류의 숫자는 아니에요. 분포의 모양이 닮았다는 이야기로만 읽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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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숫자는 콘텐츠 액셀러레이터 17기(2026년 7월 5일 ~ 8월 9일) 챌린지 제출물에서 뽑았어요. 등록 13명, 실제 제출 11명, 총 408개(스레드 261 · 릴스 147)예요.
두 종류의 숫자가 섞여 있어서 구분해 둘게요. 총 조회수 362만회는 저희 집계 시스템이 내놓는 값이고, 인스타그램 API로 잰 것과 공개 지표를 읽어 온 것을 합쳐 269건 기준이에요. 반면 히트율(7~9%)은 콘텐츠 하나하나의 조회수 분포를 볼 수 있는 릴스 133개로만 계산했어요. 「내 평소」는 각자의 조회수 중앙값을 썼습니다. ↩